동네에서 피어싱을 했다.
별다른 이유는 없었다. 그저 오랜만에 기분전환이 필요했나 보다. 어떤 이들은 기분이 울적할 때마다 피어싱을 뚫어서, 귀마다 7~8군데 피어싱을 박은 사람들도 있지만, 나는 그 정도는 아니다. 그저 십수 년 전에 뚫었던 양쪽 귀걸이가 막혀서 한동안 귀걸이를 하지 않다가 다시 뚫은 것뿐이다. 거기에 혹시라도 최근 앓고 있는 이명이 잠잠해지지는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약간은 있었다. 그래서 병원에서 이명 치료를 받고 나오는 길에 피어싱을 뚫게 되었다.
점원이 장난을 친다.
나는 어딘가에서 거래를 할때, 상대방이 장난을 치면 받아주는 편이다. 그리고 웬만하면 넘어가 준다. 본인들은 그것이 자신의 영업 노하우라고 생각할지는 모르겠으나, 나처럼 받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아무튼 처음 피어싱을 하러 가니 여자 점원이 엄청나게 장난을 친다. 스틸을 보러 갔는데, 은침이나 금침을 해야 한다고 한다. 그것도 한쪽에 최소 3만 원에서 5만 원을 하는데 말이다. 거기에 나중에는 상담비(?)라는 것까지 받는다. 어차피 뚫기로 마음먹은 것이라 받아주었다. 그래서 은침으로 한쪽에 3만 원 정도에 상담비까지 해서 7만 원 정도에 피어싱을 뚫었다. 누군가는 기가 찰 노릇이다. 그래도 그저 그날은 그렇게 넘어갔다. 그 점원은 자신의 영업력에 또 한 번 감탄했을 것이다.
그리고 또 한번 장난을 치려한다.
어제 피어싱을한지 두어 달이 지나서 기분전환 겸 스틸로 바꿀까 싶어 같은 매장을 찾았다. 역시나 동일한 점원이 나를 기억하는 척을 한다. 그리고 이번에는 금침을 권한다. 자신이 내가 처음 방문했을 때, 은침은 한 달에 한 번씩 교환해야 한다고 엄청나게 설명했다는 것이다. 나를 아는 사람들이 들으면 정말 웃을 일이다. 내가 그런 디테일만 10년 넘게 챙기면서 일했단다. 일단 이번에도 어리숙한 연기로 넘어갔다. 그러니 더 재미있게 영업력을 발휘한다. 14k피어싱이 한쪽에 7만 원짜리, 또 하나는 9만 원짜리를 보여준다. 물론 디자인은 내가 골랐다. 7만 원짜리를 잠시 고민해봤는데, 양쪽이면 14만 원이다. 하하하!!! 금값이 많이 올랐다고 한다. 나도 잘 안다. 금값 오른 거. 나도 매일 금 매입과 판매 시세를 보고 있단다. 시장 입구 금은방에 큰 전광판으로 매일 전시되어 있으니 말이다. 아무튼 애교 섞인 장난을 받아주는 것은 지난번까지였다. 그때는 신선하기라도 했는데, 이번에는 뻔뻔하다는 생각이 든다. 당시에는 나에게 만족감을 주었는데, 이번에는 아니다. 고객의 지갑은 그렇게 여는 것이 아니란다. 쿠팡에 검색해보니 역시 금침이 비싸기는 하다. 그래도 도금제품도 많다. 귀걸이가 환금성이 있는 것도 아니고, 어차피 액세서리이다. 양쪽에 18900원짜리로 구매했다. 그나마도 쿠폰 사용해서 15,000원대에 구매했다. 아~ 쿠팡이 아니고, 옥션이었구나. 액세서리는 액세서리일 뿐이다. 놀라운 것은 2022년에도 90년대처럼 장사하고 있는 소위 MZ세대라는 점원이다. 또 살다 보면 그게 다가 아니라는 깨달음이 오는 시기가 있겠지... 덕분에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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