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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등산

by DreamWriter 2022. 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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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으로 지리산에 다녀왔다.

혼자 하는 여행.

매번 산에 다니지만, 조금은 특별한 여행.

왜 갑자기 지리산에 가기로 했는지 알 수 없다.

가보고는 싶었다.

언젠가는...

 

이 [언젠가]라는 것이 삶을 빈곤하게 한다.

이번 여행에서 깨닫게 된 귀중한 진실 중의 하나이다.

 

아무튼 왜 갑자기 지리산에 가게 되었는지는 나도 알 수 없다.

그저 갑자기 행동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전부터 가고 싶었던 산중에 지리산을 골랐고,

지리산을 가겠다는 글을 썼고,

게스트하우스를 예약했고,

짐을 꾸렸고,

그냥 떠났다.

 

이런식이라면, 우주 정복도 가능할 듯하다.

 

지리산에 가면 현명해진다고 하던가.

숙소까지 가는 길.

입구까지 오르는 길.

정상까지 오르는 길.

다시 하산하는 길.

집까지 돌아오는 길.

 

이 모든 길 위에서 소중한 깨달음들을 얻는다.

 

인생에 한 번은 꼭 필요한 시간을 보냈다.

그 시간 시간마다 현재에 머물렀고, 지금도 그것을 추억하지만, 현재에 존재한다.

 

이 순간 자체가 영원임을 육체로 깨닫는 순간이다.

 

이 모든 기억들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정리해본다.

어떤 곳에서는 글로, 어떤 곳에서는 사진으로, 또 생각으로, 마음으로...

 

나는 지리산에 무엇을 남겨두고, 무엇을 얻어왔는가?

 

첫 만남에서 모든 것을 알 수는 없다.

자주 만나야 이야깃거리도 생긴다.

또 만나야 반갑다.

 

그렇기에 지리산과의 이번 만남은 수줍은 첫 만남이다.

아마도 가장 빠르면, 이번 여름에 종주코스로 만나게 될 것이다.

그때는 또 새로운 이야기들이 생겨날 것이다.

그리고 계속 만나다 보면, 더 정겨운 친구가 될 것이다.

마치 지금의 도봉산과 북한산처럼 말이다.

 

하나의 새로운 친구를 사귀게 되었다.

 

유명하지만, 멀게 느껴졌던 친구.

알고 보니 언제든 편안하게 나를 받아줄 준비가 되어 있었던 친구.

어쩌면, 나를 만나기 위해 유명해진 친구.

오랜 시간 동안 묵묵히 내가 찾아주길 바라왔던 친구.

 

그 친구를 만나고 왔다.

 

또 만날 그날까지 서로를 기억하고, 응원하자. 친구야.

 

집에 올라오는 길에 근처에 산불이 난 것을 보게 되었다.

진화 헬기와 소방차, 각종 진화차량들이 늘어서 있다.

날이 건조하고, 바람이 강하니 산불을 조심할 시기이다.

부디 큰 피해 없이 진화되었기를 바란다.

 

앞으로는 [언젠가]의 빈도가 상당히 줄어들게 되겠다.

 

생각나면 간다.

하고 싶으면 한다.

만나고 싶으면 만난다.

 

삶의 순간순간이 꽉 채워져 간다.

이것은 풍성함으로의 초대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고, 알아들을 수는 없지만.

 

그래서 이 공간은 온전히 나의 공간이다.

 

그럼에도 어디서든 이해하고, 공감해주는 이들이 있기에 이 자리를 지킨다.

그들도 나의 친구이다.

 

이제 언젠가 만나지 말고, 언제든 만나자.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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