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에 화대종주에 도전하려고 한다.
무박은 아니고, 1박 2일의 일정이라 큰 무리는 없으리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구례에 내려가서 1박을 보내야 하고,
다음날 아침 일찍부터 시작해서 지리산의 반을 걸어야 하고,
중간 대피소에서 하루를 보내야하고,
또 다음날 남은 반을 걸어서 천왕봉을 지나 대원사까지 내려가야 한다.
그 이후 계획은 또 아예 모른다.
마을이 나오면 또 하루를 숙박할 수도 있고,
적당한 교통편을 발견하면, 바로 올라올 수도 있다.
미리 종주수첩도 신청해서 받아두었다.
스탬프를 구간별로 찍어서 발송하면, 매달을 준다고 한다.
살면서 이런 것을 챙겨본 경험은 없는데, 무엇이든 첫 경험은 참 설렌다.
나는 이것에 큰 의미를 부여해보려고 한다.
온전한 종주는 처음이니 말이다.
작은 성공들을 모아보자.
등산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작은 성공들을 나름대로 많이 모았다.
이 나이에 처음 가보는 곳이 이렇게 많다는 것은 참 재미있고 신나는 일이다.
이제는 그것이 일상이 되었다.
마치 처음의 기적과도 같은 일들이 반복되면서 편안한 일상이 되는 것처럼 말이다.
오늘 다녀온 천마산만 해도 그렇다.
처음 천마산을 가기 전날에는 잠이 오지 않을 정도였다.
그래... 그런 시절이 있었다.
약간 부담되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고, 긴장되는 그런 밤 말이다.
그것이... 그 자체가 살아있다는 증거 아닌가?
앞으로 20,000일을 더 살 수 있을까?
그렇다면, 상당히 장수하는 인생이다. 100세가 넘어갈 테니 말이다.
아마도 앞으로의 시간들은 의학이 많이 발전하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할지도 모른다.
아무튼 앞으로 2만 일을 더 살아간다면, 1만 개의 새로운 일들만 만들어도
이 인생은 미친 듯이 설레고, 행복한 인생이 될 것이다.
그런데, 1만 개도 사실 많다.
그래도 한번 만들어볼까? 하는 생각이 슬며시 올라온다.
대형 프로젝트가 아니어도 가능하지 않겠는가?
지금까지 해보지 못한 일들이 얼마나 많은가?
무한한 가능성에 배팅해 보는 것이다.
새로운 시도, 새로운 길, 새로운 사람, 새로운 음식, 새로운 배움, 새로운 말, 새로운 생각, 새로운 행동, 새로운 믿음, 새로운 인생.
모든 것에 새로운을 붙여보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이 만 가지의 도전이다.
화대종주는 그것의 시작이다.
이 얼마나 즐거운가?
그럼에도 긴장되고, 부담되고, 초조하기도 하다.
이 자체가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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